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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영화감상문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A Man Who Was Superman, 2008)' - 커다란 쇠문을 여는 것은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이다!

by 포토캐논 2008.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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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 지구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본 광경도 이러했을 것이다.
새처럼 자유롭게 구름 속을 날면서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땅에 내려와
인간이라는 존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주에서 가장 의심 많고, 참을성 없고,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그들은
그가 찾아온 것조차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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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깨어나) 여긴 어디지?
            과거인가? 현재인가? 미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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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큰 쇠문을 여는건 힘이 아니요.
            작은 열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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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슈퍼맨?

슈퍼맨 : 물론, 이런 내 지금 모습이 익숙하지 않겠지. 나 자신도 그러하니까...
            하지만, 내가 어떻게 날 잊을 수가 있겠어요? 내게 주어진 임무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수정 : 그러니까, 당신이...;;

슈퍼맨 : 그래요, 클립톤 행성의 마지막 생존자...
            인간들의 친구...
            슈퍼맨이오!

수정 : ㅡㅡ;;

슈퍼맨 : (씨익-)

수정 : 당신이 진짜 슈퍼맨이라면 힘도 엄청 셀텐데?
         근데, 아까는 그렇게 안보이던데요?
         날치기한테도 당하고...;;

슈퍼맨 : ...

수정 : 하늘을 날 순 있나요?

슈퍼맨 : 그건 대머리 악당이 날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요.
            원통하게 대머리 악당이 내가 초능력을 못쓰도록 내 머리 속에 클립토나이트를 집어넣었어.
            놈들한테서 간신히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클립토나이트를 아직 빼내지 못했어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불행히도 아직 이 안에 있지.
            하지만, 이걸 꼭 빼내서 초능력을 되찾고 그 악당 놈들을 반드시 물리칠 거예요.
            물론, 그 땐 하늘도 날 수 있지.

수정 : ㅡㅡ;;

슈퍼맨 : (갑자기 경기를 일으키며) 으악! 으아악!!
            이 대머리 악당! 으으으...;;
            인공위성에서 전파를 쏜다, 날 찾을려고!
            으악, 이 망할 놈의 클립토나이트...

수정 : ..괜찮아요?

슈퍼맨 : (자일리톨 3알을 입어 털어넣으며) 괜찮아, 괜찮아.
            껌을 3개 씹으면 삼파장 방해전파가 생겨서 놈들이 날 찾지 못해.

수정 :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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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지금 뭐하고 계시죠?

슈퍼맨 : (물구나무를 선채로) 지구를 태양으로부터 멀리 밀어내고 있어요.
            지구가 점점 더워져서 북극이 녹아!
            그래서 차갑게 좀 식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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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지나가는 버스를 막아서고) 이 매연가스 때문에 지구가 더워지고, 지구가 더워져 북극이 녹고있어!
            북극이 녹으면, 죠스가 나타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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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문구 : 아들아, 넌 다른 사람과 다르다. 넌 특별하다.

슈퍼맨 : 아빠, 용기를 주세요...

성경문구 : 아들아, 넌 약하지 않다.
               우리 모두에겐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도와주거라. 그들이 깨달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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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눈을 떠, 친구.

수정 : (자다가 인기척에 화들짝) 헉, 뭐, 뭐야?!

슈퍼맨 : 지금 잘 때가 아니야. 놈이 나타나려고 해.
            카메라 챙기라고 얼른!

수정 :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온거야, 당신?

슈퍼맨 : 갑자기 전화가 안되니까 걱정이 되잖아. 놈들한테 또 당했나 해서...
            그 같이 다니던 메뚜기 같은 친구한테 전화를 하니까 집 주소를 가르쳐주던데?

수정 : (혼잣말로) 이 자식을 그냥...!! ㅡㅡ^
         (번뜩) 문은 어떻게 연 거야, 당신?

슈퍼맨 : 큰 쇠문을 여는건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라니까?
            앞으론 안전고리 꼭 걸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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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정 모 : 희정아! 거기서 뭐해? 엄마가 항상 학교 마치면 집으로 곧장 오라고 했잖아!
             그리고 너... (슈퍼맨을 보며)
             내가 저 아저씨랑 놀지 말라그랬지? ㅡㅡ^

희정 : 이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야.
         알지도 못하면서...

희정 모 : 얼른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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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X-ray 사진을 보며) 크립토나이트...
         크립토나이트가 있었단 말이예요, 진짜로?!

의사 : 크립토... 뭐?

수정 : 아니, 그러니까... 머릿 속에 뭐가 들었다는 거예요, 대체?

의사 : 아직은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X-ray 사진을 가리키며) 종양이 아닌건 확실하고,
         외부에서 삽입된 어떤 단단한 이물질인 것 같은데... 이게 뭐지? ㅡㅡ;;

수정 : ??

의사 : 정확히는 CT촬영을 한 번 해봐야 알겠는데요?

수정 : 그래서 가끔 머리 아파 죽을려고 그러나?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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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춤추는 슈퍼맨을 향해) 뭐가 그렇게 좋아요?

슈퍼맨 : 좋아. 할머니가 웃어서.
            내가 도와줘서 할머니가 기분이 좋아졌어.
            기분이 좋아지면 숨 쉴 때 탄산가스가 적게 나와서 지구도 안 더워져.
            (다시 계속 춤을 추는)

수정 : 근데, 슈퍼맨. 머릿 속에 그... 클립토?
         클립토 거시기 때문에 초능력도 없는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도와줘? 힘 안들어??

슈퍼맨 : 도와주지 않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아예 잊어버린다?
            그럼 내가 누군지 까먹어버리지.
            악당들이 노리는게 바로 그거라구!

수정 : 슈퍼맨인걸 까먹지 않으려고?

슈퍼맨 : 그럼!
            그리고 남을 돕는다는건 기분이 좋은 일이니까.
            머릿 속에서 엔돌핀이 나오지.
            그럼 클립토나이트의 파워가 점점 약해져서...
            (입에 있던 사탕을 손바닥에 뱉어내 보이며)
            이렇게 빠져나온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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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원래 집은 북극인데, 지구가 더워져서 북극이 녹아내리기 때문에...
            (폐허를 가리키며) 당분간은 역기서 살고 있어.

수정 : (어이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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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오늘 생일이야, 친구?

수정 : (끄덕끄덕)

슈퍼맨 : (무언가를 건네주며) 그럼 이거 가져.
            이건 진실만을 말하는 원더우먼의 황금올가미야.

수정 : ..빨랫줄 같은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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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다른 가족들은 없어, 슈퍼맨?

슈퍼맨 : 가족? ㅎ 지구인들이 모두 내 가족인걸?? ^^

수정 : 남들 도와주는거... 정말 즐거워? 힘들지 않아??
         가끔 다치기도 하던데...

슈퍼맨 : 미래를 바꾸는데 그 쯤이야...ㅎ
            우주에서 이런 초능력을 쓸 줄 아는 존재는 아주 드물거든.

수정 : 미래?

슈퍼맨 : 내가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당신은 거기 있었겠지.
            하지만, 이렇게 어느새 가까이 와 있어.
            미래가 바뀐거지!
            남을 돕는다는건 바로 이런거야. 누군가의 미래를 바꾸는 것...!!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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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이제 곧 클립토나이트가 빠질 것 같애.

수정 : 어떻게 알아?

슈퍼맨 : 느낄 수 있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거든.
            그걸 완성하면 결국 이놈도 빠져나가고, 초능력도 되찾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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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당신 이름이 뭐지?

슈퍼맨 : (당황) 왜.. 그런걸 물어보지...??

수정 : 말해봐요. 당신 진짜 이름이 있을거 아니야?

슈퍼맨 : 왜 그래? ㅎ 말을.. 놔... 친구. ^^;;

수정 : 당신 머릿 속에 박힌게 뭔지 알아요?
         그건 클립토나이트가 아니예요.

슈퍼맨 : (암시를 걸듯 혼잣말로) 클립토나이트다... 클립토나이트, 클립토나이트...
            그것만 빼내면 초능력을 되찾을 수 있어!
            초능력을 되찾으면 하늘을 날 수 있어.
            하늘을 날 수 있으면... (중얼중얼)

수정 : 정신차려! 당신은 슈퍼맨이 아니예요!!

슈퍼맨 : (멱살을 잡으며) 너 누구야? 왜 자꾸 그런걸 물어보지??
            화이트맨들이 시켜서?!

수정 : (안타까운) 당신 아파...

슈퍼맨 : 역시 널 믿는게 아니었어.
            이 나쁜 스파이.. 배신자 같은...!!

수정 :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어.

슈퍼맨 : 날 뭘로 보고!
            날 뭘로 보고...
            임무를 마칠 때까지 절대 죽지 않는다, 나는!!

수정 : 당신이 뭔데?
         당신 혼자 아무리 뭘 해도 세상 안 바뀌어. 절대!

슈퍼맨 : (멀리서 서서히 걸어오는 한 무리를 보고) 화이트맨...!!
            화이트맨, 화이트맨, 화이트맨, 화이트맨, 화이트맨...
            도와줘, 친구! 이번에는 이놈들이 날 죽일거야.
            (무리들과 대치상황) 내 기억을 전부 지워버릴거라고!
            내 기억을 전부 지워버릴거라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으면... 클립토나이트가 빠질거라고!
            클립토나이트가...

의사1 : (뒤에서 잡고 제지하는)

슈퍼맨 :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난 할 일이 많아! 난 할 일이 많아!!
            도와줘, 친구. 제발! 우린 같은 편이잖아!!
            우린 같은 편이잖아.

의사들 : (강제로 제압하고 후송하는)

슈퍼맨 : 아악! 아아악!! 우린 같은 편이잖아!
            도와줘, 제발 도와줘 친구! 내 기억을 지워버릴거라고!!
            난 할 일이 많아! 사람들을 구해야해!!
            사람들을 구해야해!
            조금만 있으면 클립토나이트가 빠질거란 말이야!!
            도와줘, 친구! 우린 같은 편이잖아...

수정 :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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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내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게.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야.
            옛날에 빛이 가득한 마을에 한 아이가 살고 있었어.
            아이는 하늘을 나는게 꿈이었지.
            어느 날, 마을에 악당들이 쳐들어왔고, 아빠는 싸우러 나가야 했지.
            아빠와 아이는 약속했어.
            착한 일을 열심히 하면 아빠는 꼭 돌아올거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하늘을 날 수 있게 될거라고.
            새처럼 말이야.
            아이는 자라서 다시 아빠가 되었어.
            하지만 악당은 또 그에게 검은 손길을 뻗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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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회상)

현석 : 지현아! 지현아!!
         (전복된 차량 안에 갖힌 딸의 손을 잡는)

딸 : (흐릿해지는 의식 속에) 아빠... 구해줄 수 있지?
      아빠는 슈퍼맨이잖아...

현석 : (끄덕끄덕)

딸 : 근데, 이상하게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현석 : 지현아, 지현아 조금만 참아. 아빠가 구해줄게!

딸 : 100까지 세면 아빤 슈퍼맨이 되어서 구해줄거야.
      하나, 둘, 셋...

현석 : (울먹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간절히) 도와주세요!
         제발... 제발 좀 도와주세요!!!

사람들 :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보는)

현석 : (다친 몸을 이끌고 뛰어가 소화기를 구해 돌아오는)

(이 때, 폭발하는 차량)

현석 :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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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이 탄 승용차, 전복 사고 후 화재... 아내와 딸은 사망하고 남편만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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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사람들은 그 누구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어.
            악당들이 머릿 속에 클립토나이트를 박아놨거든.
            자신들이 누구인지 까먹어 버리더라고...
            자신들이 지닌 놀라운 능력을 잊어버리더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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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 이름을 말해보세요.

슈퍼맨 : 제 이름은 이현석입니다.

의사 : 당신은 슈퍼맨인가요?

슈퍼맨 : 아니요.

의사 : 당신은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죠?

슈퍼맨 : 네.

의사 : 왜 그랬던 겁니까?

슈퍼맨 :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의사 : 그럼, 지금 당신은 누구죠?

슈퍼맨 : 전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처럼...

의사 : 슈퍼맨은 누군가요?

슈퍼맨 : 슈퍼맨은 영화 속 주인공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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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 클립토나이트가 그럼... 총알?!?!
      머리에 총알이 박히고도 살 수 있어요?? ㅡㅡ;;

의사 :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죠.
         아마, 어릴 때라 뇌 조직이 회복도 빨랐을거고...
         물론, 발작 증세는 있었죠. 그래서 우리 병원에도 다니고...

봉 : 정말 슈퍼맨 맞네. 총 맞고도 멀쩡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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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죽은 가족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나요?
         지워지거나 그런건 아니예요??

의사 : 기억은 그대로 있어요.
         하지만, 두뇌의 감정 영역을 약물로 눌러놨기 때문에 슬픔은 못 느낄겁니다.
         기억과 감정 사이의 고속도로가 끊겨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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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머릿 속의 클립토나이트... 괜찮아요, 이제?

현석 : (약에 취해 어눌한 어투로) 안 아파요...
         약 먹으면 괜찮아...
         괜히 걱정을 많이 했네...
         하루에 두 번 약을 먹으면 차분해지고 평화로워져요...

수정 : (안쓰러운) ..지구가 더워지고, 북극이 녹고 있는대두요?

현석 : (감정을 못 느끼는) 그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왜 걱정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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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돕는 착한 어린이가 되자.
슈퍼맨처럼.

- 1980.5.5 어린이날에 아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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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언제부터 슈퍼맨이란걸 알았지?

슈퍼맨 : 어렸을 때... 아빠가 알려줬어.
            나한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
            처음엔 내가 남들과 다른 존재라는게 싫었지.
            하지만, 그게 피할래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란걸 깨달았어.

수정 : 아빠는?

슈퍼맨 : 클립톤 성으로 다시 돌아가셨어.
            총소리가 나던 날 밤 떠나셨지.

수정 : ..총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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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이는 약속했지.
착한 일을 열심히 하면, 아빠는 꼭 돌아올거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하늘을 날 수 있게 될거라고...
새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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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온몸에 물을 끼얹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가는)

수정 : (말리며) 안돼, 안돼! 정신차려!!
         당신은 슈퍼맨이 아니야, 이현석 씨!

슈퍼맨 : (막무가내)

수정 : (필사적으로 막아서며) 올라가면 위험해, 다 죽어!

슈퍼맨 : ...

수정 : 이런다고 죽은 사람들이 살아오지 않아.
         당신 가족도, 아빠도...
         당신 잘못한거 없어.
         이렇게까지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아도 돼!
         당신 충분히 할 만큼 했어. 이제 그만 자신을 용서해...
         이런다고 머리 속에 있는 그것도 빠지지 않을거고, 달라질건 아무 것도 없다고!

슈퍼맨 : ..과거는 바꿀 수 없겠지.
            그래서 악몽이 되어서 나타나, 자꾸...
            하지만 미래는 아니야. 바꿀 수 있어...
            자신이 누구인지만 잊지 않는다면...
            (눈물) 내가 누구지?

수정 : !!!

슈퍼맨 : 말해줘... 내가 누구야?

수정 : ...

슈퍼맨 : 어서 말해. 내가 누구였지?

수정 : (글썽이는) 당신은...

슈퍼맨 : ??

수정 : (천천히) 내친구.. 슈퍼맨...

슈퍼맨 :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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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지갑을 건네주며) 이 안에 우리의 마지막 임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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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 속에서 아이와 함께 갇혀버린 상황)

슈퍼맨 : 슈퍼맨은 하늘을 날 수 있어? 없어?

아이 : 있어.

슈퍼맨 : (결심) 자, 이제 슈퍼맨 아저씨랑 하늘을 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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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찰은 맨홀에 고여있던 가스가 담뱃불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사고현장에서 한 용감한 시민이 8명의 시민을 구했지만, 자신도 큰 부상을 당한 후 뇌사상태에 빠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수정 : (문득, 슈퍼맨이 건네 준 지갑을 열어보는) !!!

(지갑 속 장기기증 서약서)

수정 :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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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2명의 생명을 더 구한 후, 지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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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맨>은 1979년 3월 31일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다음해 5월 27일, 집 앞에서 M-16 유탄을 머리에 맞은 이현석은 한 달간 의식불명이었다가 깨어났으며,
의사들은 모두 그해 겨울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다.

그는 이후 27년 3개월을 더 살았으며, 평생 간질을 앓았다.

그리고 마지막 1년간은 슈퍼맨으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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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쇠문을 여는 것은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이다.

우리 모두는 열쇠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다른 미래의 문을 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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